안세영 공략법 찾지 못한 야마구치, 맞대결 10연패 뒤 꺼낸 ‘다음 전술’

속도를 높이고 공격을 이어가도 마지막 승리를 가져오기는 어려웠다. 일본 여자 배드민턴의 간판 야마구치 아카네가 안세영과의 대결에서 느낀 어려움을 털어놨다. 단순히 수비를 뚫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공격으로 흐름을 바꾼 뒤에도 상대의 대응에 맞춰 또 다른 해법을 찾아야 했다는 고백이다. 안세영의 강점이 끈질긴 수비를 넘어 경기 중 전술을 조정하는 능력에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스포티비뉴스가 2026년 10월 27일 전한 보도에 따르면, 세계 2위 야마구치는 유럽 원정을 마친 뒤 일본 배드민턴 전문지 ‘배드민턴 스피리트’와의 인터뷰에서 덴마크오픈 결승을 돌아봤다. 안세영을 상대로 맞대결 10연패를 기록한 그는 공격 속도를 끌어올렸을 때의 가능성과 그 방식만으로 경기를 끝내기 어려웠던 이유를 함께 설명했다.
승산이 보이지 않던 순간, 속도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야마구치가 복기한 장면은 지난 18일 덴마크오픈 결승 1게임이었다. 10대 14로 뒤진 상황에서 기존 흐름을 유지해서는 승리하기 어렵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그는 상대를 흔들기 위해 플레이 속도를 높였고, 적극적인 공격으로 경기 양상을 바꾸려 했다. 보도에 소개된 설명을 보면, 이 선택은 일정 부분 효과를 냈다.
여기서 눈여겨볼 부분은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꺼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야마구치는 자신이 익숙하게 구사하던 플레이를 더 빠르게 전개했다. 상대가 준비할 시간을 줄이고, 수비 이후 다음 동작으로 연결하는 여유까지 빼앗으려는 접근으로 읽힌다. 안세영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에 균열을 만들기 위해 속도라는 변수를 크게 키운 셈이다.
하지만 순간적인 흐름 전환과 최종 승리는 다른 문제였다. 공격이 통하는 구간을 만들었다고 해도, 상대가 그 패턴에 대응하기 시작하면 다시 선택을 바꿔야 한다. 야마구치의 인터뷰는 안세영을 상대할 때 한 가지 강점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방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경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빠른 공격을 늦춘 안세영의 깊은 타구

승부의 마지막 구간에서 야마구치가 어려움을 느낀 요소는 안세영의 깊은 타구였다. 보도에 따르면 안세영은 셔틀콕이 상대적으로 잘 뻗지 않는 방향에서도 야마구치 코트 뒤쪽으로 셔틀콕을 깊숙하게 보냈다. 야마구치는 이 때문에 자신의 플레이 속도가 떨어졌고, 공격을 득점으로 마무리하기도 어려워졌다고 돌아봤다.
전술적으로 보면 코트 뒤쪽까지 이동해야 하는 상황은 빠른 공격을 이어가는 데 부담을 줄 수 있다. 좋은 위치에서 셔틀콕을 잡아야 공격의 각도와 속도를 살리기 쉬운데, 뒤로 밀린 상태에서는 자세를 정비하는 과정이 필요해진다. 이 설명에 비춰보면 안세영의 깊은 타구는 상대의 공격을 받아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다음 공격을 편하게 시작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역할을 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야마구치의 속도전에 안세영이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빠른 공을 계속 빠르게 되받는 대신, 상대가 움직여야 하는 거리를 늘려 경기의 리듬을 바꾸는 것이다. 물론 인터뷰만으로 결승 전체의 승부 요인을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상대 선수가 직접 깊은 타구를 어려움의 원인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코트 후방을 활용한 안세영의 운영은 주목할 만하다.
야마구치가 확인한 과제는 공격 속도를 높이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효과를 낸 전술 이후, 상대의 대응을 넘어설 다음 선택까지 준비해야 했다.
속도전은 포기할 카드가 아닌, 상황에 맞춰 쓸 선택지
야마구치는 빠른 공격 자체를 실패한 전략으로 정리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활용하되 경기 상황에 맞춰 꺼낼 수 있는 전술 가운데 하나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공격 속도를 높이는 방식에 가능성이 있었지만, 그 방법을 계속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 발언은 재대결을 준비하는 방향을 드러낸다. 한 번 효과를 본 플레이를 반복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상대가 적응했을 때 다시 흐름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안세영을 공략하려는 야마구치에게 필요한 것은 공격의 강도뿐 아니라 속도와 패턴을 바꿀 시점을 읽는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동시에 안세영에게도 상대의 변화에 계속 대응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경기장 환경과 체력, 다음 승부를 좌우할 변수
야마구치는 경기장 환경에 대한 적응도 중요하게 언급했다. 셔틀콕이 뻗는 정도와 코트 특성을 빨리 파악하고, 그 조건에 맞는 경기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덴마크와 프랑스에서 모두 적응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같은 공격이라도 경기장의 조건과 선수의 위치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게 한다.
프랑스오픈에서 안세영의 실수가 이전 대회보다 늘었다는 인상도 전했다. 다만 이는 야마구치가 관찰한 평가이며, 구체적인 실책 통계를 제시한 설명은 아니다. 따라서 이를 곧바로 안세영의 경기력 저하로 단정할 필요는 없다. 야마구치 역시 상대의 실수를 기다리기보다 경기 안에서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 방법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체력 회복도 당면 과제다. 보도에 따르면 야마구치는 아시안게임 이후 심신의 피로를 느꼈고, 유럽 원정 둘째 주인 프랑스오픈에서는 끝까지 버티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공격을 지속하려면 이를 뒷받침할 몸 상태가 필요하다. 전술의 완성도와 회복 상태를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에서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도 중요해졌다.
10연패의 고백에 담긴 재도전 의지
기사에서 다음 일정으로 언급한 대회는 11월 10일 개막하는 구마모토 마스터스다. 다만 대회에서 두 선수가 실제로 맞붙을지는 출전과 대진, 각 라운드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야마구치는 우선 몸 상태를 추스르고 덴마크오픈 결승에서처럼 적극적으로 경기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번 인터뷰는 연패에 대한 좌절만을 담은 이야기는 아니다. 야마구치는 공격이 통했던 순간과 막혔던 이유를 구분하며 다음 승부를 준비하고 있었다. 안세영에게는 상대의 속도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운영 능력이 다시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두 선수가 다시 만난다면 관전 포인트는 분명하다. 야마구치가 빠른 공격 다음에 어떤 변화를 준비할지, 안세영은 그 변화에 어떤 코트 운영으로 답할지가 승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자료: 스포티비뉴스 2026년 10월 27일 보도. 야마구치 인터뷰 내용은 해당 기사가 소개한 ‘배드민턴 스피리트’ 인터뷰를 바탕으로 정리했으며, 전술적 의미에 대한 설명은 이를 토대로 한 해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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