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같은 내 스타》 1화 리뷰 — 통편집된 인생, 다시 피어난 이름

 

 

《금쪽같은 내 스타》 1화 리뷰 — 통편집된 인생, 다시 피어난 이름

2025년 8월 18일 방송 / 1화 중심 인물 중심 리뷰

1. 봉청자 — 25년을 건너뛴 기억의 혼란

봉청자(엄정화)는 병원에서 깨어나자마자 자신이 "임세라"라는 사실을 외칩니다. 하지만 거울 속에 비친 얼굴은 중년 여성의 모습이었고, 그녀는 25년이라는 긴 시간의 단절을 마주하게 됩니다. 눈앞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 채, 그녀는 서서히 정신적 충격과 공포에 휩싸입니다.

“제발 꿈이라고 해줘요...”라는 대사는 그 충격과 절망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시청자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왕년의 톱스타에서 지금은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않는 평범한 중년 여성이 되어버린 그녀의 현실은 ‘잊힌 존재’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전하며 강렬한 몰입감을 이끌어냅니다.

첫 화는 '인생 리셋'이라는 주제를 감정적으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면서, 앞으로 봉청자가 어떤 방식으로 자신을 되찾고, 과거의 자존감을 회복해 나갈지 기대를 모읍니다.

2. 독고철 — 무뎌진 삶 속 옛 감정의 흔들림

독고철(송승헌)은 현재는 교통과 소속으로 근무하며 하루하루 무난하고 조용하게 살아가는 형사입니다. 하지만 그 역시 25년 전 임세라에게서 받은 짧은 전화 한 통을 여전히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시 “고마워요. 0728”이라는 그녀의 목소리는 단순한 인사 이상의 의미로 남아 있죠.

봉청자가 자신이 임세라라고 주장하며 나타났을 때, 독고철은 처음에는 당황하고 믿지 못하지만, 곧 그 안에서 과거의 감정이 스멀스멀 되살아나는 듯한 눈빛을 보여줍니다. 논리와 감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로, 송승헌은 절제된 표정과 눈빛으로 그 미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냅니다.

그는 봉청자에게 느끼는 감정이 동정인지, 연민인지, 아니면 진짜 그 시절로부터 이어져 온 인연의 실마리인지를 파악하지 못한 채 흔들립니다.

3. 임세라 — 과거와 현재를 잇는 상징

임세라(장다아)는 1999년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국민 여배우였습니다. 드라마 초반 짧게 등장한 장면에서도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 그리고 또렷한 눈빛으로 빛나는 청춘의 상징을 잘 표현해냈습니다. 그녀는 마치 지나간 시대의 정점에 있던 별처럼 반짝입니다.

과거의 임세라와 현재의 봉청자는 분명히 한 사람이지만, 세월의 흐름은 그들을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꿔 놓았습니다. 이 두 얼굴 사이의 시간적 간극은 단지 외적인 변화가 아니라, 인물이 겪어야 할 정체성 혼란의 깊이를 대변합니다.

장다아의 출연은 회상 장면이 아닌 현재 전개에서도 중요한 축이 될 가능성을 내포하며, 이후 등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웁니다.

4. 연출 — 코믹과 진심 사이의 절묘한 균형

최영훈 감독은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이 이야기를 매우 안정된 톤으로 풀어냅니다. 병원 장면에서는 깨어난 봉청자의 당황과 주위 인물들의 반응을 유머러스하게 묘사하면서도, 그녀가 느끼는 상실감과 충격을 결코 가볍게 다루지 않습니다. 이 두 감정선이 절묘하게 교차되며 드라마에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

특히 대사보다 인물의 눈빛, 숨결, 정지된 표정으로 전달되는 감정은 매우 섬세하며, 시청자의 공감을 자극합니다. 경찰서 장면에서 독고철과의 어색한 첫 대면, 병실에서의 혼잣말 등은 짧지만 임팩트 있는 연출의 결과물입니다.

5. 다음 회차 관전 포인트

• 임세라라는 이름을 증명할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요?
• 독고철은 기억을 회복할까요, 아니면 과거를 외면할까요?
• 방송국과 과거 인연을 통한 봉청자의 인생 복귀는 어떻게 펼쳐질까요?
• 봉청자를 기억하거나 지지할 유일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총평

《금쪽같은 내 스타》는 단순한 판타지 드라마가 아닙니다. 1화만으로도 인생이 단절된 사람의 공포, 그리고 잊혀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존재의 고통을 잘 묘사했습니다. 엄정화는 눈빛, 톤, 표정으로 그런 감정을 설득력 있게 끌어냈고, 송승헌 역시 절제된 표현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드라마는 앞으로 봉청자의 정체성 회복, 과거와 현재 인물들과의 재회,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는 여정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동행할 여지가 충분한 이야기이며, 가볍게 시작했지만 묵직한 울림을 남기는 웰메이드 작품의 출발점이었습니다.